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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 2011), 사라 폴리 감독

by mylifeis 2021.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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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건, 루크 커비가 출연한 영화입니다. 사라 폴리 감독은 캐나다 출신의 배우이자 감독입니다. 사라 폴리가 출연했던 영화로는 미스터 노바디(2009), 스플라이스(2009), 새벽의 저주(2004), 아이 인사이드(2003), 나 없는 내인생(2003)등이 있습니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는 영화를 보면서, 또 보고 난 후에도 많은 여운을 남기고, 생각할 점들을 남긴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캐나다 토론토의 리틀 포르투갈 지역의 거리에 있는 집입니다. 사라 폴리감독은 영화에서 토론토의 아름다운 여름 풍경과 해변을 보여주고 싶었다고도 합니다.

 

(스포일러 있음)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줄거리 결말 감상평

 

주인공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28세의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남편 루(세스 로건)는 요리 연구가입니다. 닭요리를 주로 합니다. 두 사람은 결혼한 지 5년이 된 부부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고 장난도 치고 일상을 함께하는 부부입니다. 루의 가족들이 그들의 집으로 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결혼 5년 차의 부부에게 별다른 할 말이 없음을 루는 당연하게 여기지만, 그런 루의 모습이 마고에게는 서운하게 느껴집니다. 

 

마고가 출장을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다니엘(루크 커비)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예리하면서도 재치 있고 매력적인 다니엘을 보며 마고는 설레는 감정을 느낍니다. 생동감 있고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마고를 보며 다니엘도 특별한 감정을 느낍니다. 우연한 만남으로 지나치려 했었습니다. 집 근처 차에서 내리면서 마고는 자신이 유부녀라는 것을 말하고 다니엘은 안타까움을 표현하면서 헤어지려 했는데 다니엘이 바로 마고의 집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다니엘은 29세이고 그림에 재능이 있지만 직업으로 삼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림은 자신을 위해서 그린다고 합니다. 다니엘은 토론토 해변과 거리에서 인력거를 운행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마고와 다니엘은 우연한 혹은 의도한 만남이 반복되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이 더 강렬해집니다. 마고는 30년 후 어떤 장소에서 다시 만나자고, 그때 키스를 하자고 합니다. 다니엘도 동의합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원하는 마음이 커져갔지만, 마고는 자신이 생각하는 선을 넘지 않으려 합니다. 다니엘도 마고를 원하지만, 마고가 루에게 상처를 주게 됨으로써 고통스러워할 일은 더욱 원치 않습니다.

 

마고와 루의 결혼기념일에 세 사람은 우연히 만납니다. 다니엘은 인력거에 마고와 루를 태우고 달리며 인력거를 끕니다.

마고는 복잡한 심정으로 다니엘의 뒷모습을 봅니다.

가족들과 이웃들이 모여 마고와 루의 집에서 파티를 하는 날, 루는 멀찍이 혼자 벤치에 앉아있는 다니엘을 초대합니다.

마고와 다니엘은 어색합니다. (마고와 다니엘은 이즈음에서 자신들의 감정과 관계를 정리하려는 듯이 보였습니다.)

다니엘이 마지막으로 엽서를 마고에게 보냅니다. 30년 후 만나자고 했던 말을 적은 엽서입니다. 

 

 

다니엘이 이사를 가고, 그 모습을 보며 마고는 아프게 눈물을 흘립니다. (마지막 정리, 이별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마고의 모습을 집 위층에서 우연히 루가 봅니다. 루는 배신감으로 절망합니다. 그리고 단호하게 이별을 말합니다. 영화에서 둘이 대화하는 장면인데, 남편 루의 대사와 모습만을 보이게 편집했습니다. 그 편집한 장면 자체가 그 순간 루가 마고에게 완전히 마음을 닫았으며, 마고의 어떠한 이야기도 그에게는 들리지 않고, 듣지 않는다는 것을, 루가 마고를 단절하고 자신의 이야기만을 전달한다는 것을 영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마고는 슬픈 마음으로 해변가에 갑니다. 그리고 마고를 찾아온 다니엘을 만납니다. 둘은 다니엘의 집으로 갑니다. 두 사람의 격정적인 만남에서 무덤덤한 일상적 관계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영화 속 몇 분 안에 다 보입니다.

영화 처음에 나른한 여름 오후의 오븐 앞에 있던 마고의 모습과 남성의 실루엣은 마고와 루의 모습이 아니라, 마고와 다니엘의 모습이었습니다.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설레고 짜릿한 격정의 시간들이 지나가고 열기가 시간 속에 점점 빠져나가면 사랑하고 원하는 두 사람의 만남은 무덤덤한 일상이 됩니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줄거리 결말 감상평

 

마고는 루의 가족들에 관계된 일로 자신과 루가 살던 집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가던 길에 거리의 서점에서 루가 만든 닭요리책이 출판되어 전시된 것을 봅니다. 마고는 흐뭇한 미소와 축하하는 마음으로 책이 전시된 것을 봅니다.

금주에 성공하여 파티까지 열었던 루의 누나는 다시 중독이 되어 음주운전을 합니다. 경찰이 연행해갑니다. 누나의 남편은 슬퍼 보입니다. 결혼 생활이든, 인생의 권태와 불안과 두려움, 설명하긴 힘들지만 충족되지 않는 무언가 때문에 누나는 중독에 빠진 것일까요.. 중독에 빠지는 것 자체가 누구든 잘 못 발을 디디면 빠져나오기 힘든 것처럼 불운일 것입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싸움처럼 그 중독과 싸우며 빠져나오는 사람들이 있으니, 루의 누나에게도 건투를 빕니다.

 

마고는 루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루는 단호합니다. 마고와 루가 서로에게 했던 장난, 농담의 말을 서로 나누고 인사를 합니다. 마고는 돌아서자마자 하염없는 눈물이 흐릅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타이밍이 정말 압권입니다. 사실 마고와 다니엘은 스쳐가는 인연, 정리하는 인연, 영화의 제목 같은 한 번의 왈츠를 춘 듯한 인연이었는데, 두 사람이 화려한 조명과 복고 음악(비디오 킬 더 라디오스타)에 맞추어 놀이기구를 탔던 순간 같은 인연이었는데, 두 사람이 헤어지는 바로 그 순간에, 다니엘이 마고를 떠나는 그 순간에, 마고가 다니엘을 떠나보내는 그 순간에, 바로 그 끝나는 순간에 바로, 루가 그 두 사람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것이 기막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 연결될 것도 아닌 인연이, 마고와 다니엘이 만나서 억지스레 인연을 이어나가고, 마고와 루가 더욱 단단히 두 사람의 결혼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는데 모든 것이 어긋나 버린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마음이 흔들린 것도 분명 배신입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면도 분명 있습니다. 마고는 분명히 루를 사랑했습니다. 마고가 꿈꾸는 결혼생활과 마고의 성향과 스타일이 루와 맞지 않는 부분도 분명 있었지만, 마고는 루를 사랑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느낌과 생각으로 자신에 대한 루의 사랑이 불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그 결핍과 사랑에 대한 갈망의 시기에 다니엘이 등장했습니다.

 

마고(미셸 윌리엄스), 루(세스 로건)

 

영화 마지막에 혼자 놀이기구를 타는 마고의 모습이 보입니다. 쓸쓸함과 슬픔과 회한과 너털웃음이 보였고, 무언가 잠시, 모든 생각과 상념을 잠시 놓아버린 채 놀이기구에 몸을 맡기고 그 순간을 보내는 것 같았습니다.

마고가 28세이고 결혼 5년 차이면 23에 결혼했다는 것인데, 인생에 대해 어떤 것을 깨닫고 판단하기에는 젊은 나이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이 영화의 괜찮은 점은 어떤 캐릭터도 극단적이거나 뻔하게 그리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캐릭터도 단죄하거나 평가하는 듯한 시선이 아닌 것이 괜찮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각 등장인물들의 입장, 생각, 마음에도 들어가 보고, 이야기의 과정과 결말을 보며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도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악몽 같은 예방주사처럼, 백신처럼 생각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응원이나 격려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원제인 'Take This Waltz' 은 '사라 폴리'감독과 같은 캐나다 출신의 가수 '레너드 코헨'의 노래 제목입니다.

 

수영장의 샤워씬처럼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로 촬영하지 않은 노출씬이 일상적이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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